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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

얼음 속의 소녀들 - 톰 롭 스미스 장편소설

섬뜩하도록 슬픈 악의 심연이 입을 벌린다!

《차일드 44》의 저자 톰 롭 스미스가 그려낸 광기의 서스펜스 『얼음 속의 소녀들』. 우리는 가장 사랑하는 이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을까? 소설은 이 질문에서 시작된다. 가장 사랑하는 두 사람인 어머니와 아버지가 서로를 광인과 악인으로 모는 상황에 놓인 주인공 다니엘. 어머니의 말을 믿으면 아버지가 끔찍한 범죄자가 되고 아버지의 말을 믿으면 어머니가 망상에 빠져 제정신이 아닌 상태가 되는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인 다니엘의 이야기를 통해 중요한 것은 진실 자체가 아닌 마음의 지옥을 이겨낼 수 있는가에 달렸음을 깨닫게 된다. 

"다니엘!". 마치 절규와도 같은 어머니의 신호를 무시한 다니엘은 얼마 뒤 아버지에게 어머니가 정신병원에 갇혀있다는 말을 듣는다. 그러나 아버지의 말과는 달리 어머니는 그의 앞에 나타나 아버지의 이야기를 부정한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무서운 범죄에 연루되어 있으며 그것을 은폐하기 위해 자신을 광인으로 몰았다고 이야기한다. 진실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어머니의 고향 땅으로 향한 다니엘. 그는 그곳에서 문명의 제약을 반쯤은 벗어난, 인간의 양심마저 마비시키는 압도적인 고독과 마주하게 된다. 

아버지와의 전화 통화에서 어머니가 정신병원에 입원했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고 스웨덴으로 떠날 준비를 하지만 병원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어머니가 전화를 걸어와 자신이 미치지 않았고 모든 건 자기 죄를 감추기 위핸 아버지의 음모라고 밝히며 당장 영국으로 만나러 오겠다고 하는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상황은 저자가 실제로 겪은 일이다. 저자는 이처럼 자신의 체험을 기반으로 주인공 다니엘의 심리를 생생하게 묘사하고 실제와도 같은 압박감을 선사하고 있다.

저자 톰 롭 스미스 Tom Rob Smith는 29세에 첫 작품 《차일드 44 CHILD 44》로 영미권 최고의 문학상 ‘맨 부커 상’ 후보, 그해 가장 뛰어난 추리소설에 수여하는 ‘CWA 이언 플레밍 스틸 대거 상’ 수상 등 유수의 문학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차지한 작가, 톰 롭 스미스. 그는 1979년 영국에서 태어나 캠브리지 대학을 졸업했으며, BBC에서 드라마 각본 등을 썼다. 2008년에 발표한 첫 장편소설 《차일드 44》는 구소련에서 실제 있었던 52명의 연쇄살인 사건을 역사적 상상력과 인간 사회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바탕으로 재탄생시킨 작품이다. 묵직한 소재를 긴박감 넘치는 스릴러로 완벽하게 탈바꿈시켰다는 찬사를 받은 《차일드 44》. 이 작품은 36개국에서 출간되었으며 17개 국제문학상 후보에 오르고 7개의 상을 수상했다. 추리 소설 마니아들이 손에 꼽는 걸작으로, 지금도 영미권은 물론 여러 언어권에서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고 있다. 톰 롭 스미스는 이후 《차일드 44》의 후속작 《시크릿 스피치 The Secret Speech》, 《에이전트 6 Agent 6》를 발표했다. 2014년 출간된 《얼음 속의 소녀들 The Farm》은 ‘《차일드 44》 3부작’에서 벗어나 발표한 첫 작품으로, 작가 자신의 체험에서 발상을 얻었다. 어느 날 어머니가 망상에 빠져 정신병원에 입원했다는 아버지의 전화를 받은 작가는, 그때의 혼란과 불안을 바탕으로 밀도 높은 심리 스릴러를 구상해냈다. 《얼음 속의 소녀들》은 출간 즉시 영화화가 결정되었으며, 톰 롭 스미스는 이 작품으로 장르를 뛰어넘어 작가로서의 새로운 가능성을 입증해 보였다는 호평을 받았다. 


출판사 서평

“다니엘, 믿어다오. 난 미치지 않았다!” 

전 세계 400만 독자가 열광한 《차일드 44》의 톰 롭 스미스 
천재 작가가 새로운 필치로 빚어낸 고독과 광기의 서스펜스
 

“우리는 가장 사랑하는 이들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해 싸늘한 스웨덴 전원의 고독 속으로 독자들을 몰아가는 작품. 《얼음 속의 소녀들》은 스물아홉에 《차일드 44》로 17개 국제문학상 후보에 오른 천재 작가 톰 롭 스미스의 신작이다. 묵직한 주제를 다룬 전작들과 달리, 이 작품은 개인적인 가족사를 배경으로 한다. 실제로 작가는 스웨덴 출신 어머니가 망상을 앓아 정신병원에 입원한 자신의 비극에서 이 작품을 구상해냈다. 가장 사랑하는 두 사람인 어머니와 아버지가 한 쪽을 광인으로 한쪽을 악인으로 모는 상황. 헉헉거리며 쫓아가다보면, 결국 중요한 것은 진실 자체가 아니라 마음의 지옥을 이겨낼 수 있는가라는 것을 깨닫게 하는 새로운 스타일의 스릴러를 만나보자. 

■ 출판사 리뷰 

“나의 아버지는 어머니가 미쳤다고 하고 
어머니는 아버지가 끔찍한 범죄자라고 한다.” 


“다니엘!” 
아버지와 함께 스웨덴으로 이주한 후 한동안 왕래가 없던 어머니로부터 한 통의 메일이 도착했다. 다니엘은 자신의 이름 석 자만 적힌 메일에서 별다른 신호를 감지하지 못한다. 그러나 얼마 뒤 아버지가 전화를 걸어 어머니가 정신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전한다. 당황한 다니엘은 부모를 만나려 스웨덴으로 건너가려 하지만, 그보다 빨리 병원에서 도망쳐 나온 어머니가 영국으로 건너온다. 
평생 종묘상을 운영하며 성실하게 살아온 다니엘의 부모 크리스와 틸데는 부동산 투기로 재산을 잃자 틸데의 고향인 스웨덴에서 여생을 보내기로 결정한다. 그러나 막상 건너간 스웨덴에서 틸데는 심상치 않은 공기를 느낀다. 마을 유지인 하칸을 중심으로 이웃들이 그녀를 배척하고, 점차 남편 크리스마저 틸데를 따돌리고 하칸과 가까워진다. 틸데는 곧 그들 사이에서 어떤 공모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것이 성과 폭력, 죽음과 연관된 거대한 음모와 이어져 있다는 낌새를 느낀다. 틸데는 진실을 파헤치려 하지만, 크리스와 하칸을 중심으로 한 이들은 그녀를 정신병자로 몰아간다. 
어머니의 이야기를 모두 들은 다니엘은 딜레마에 빠진다. 어머니의 말을 믿으면 아버지가 끔찍한 범죄자가 되고, 아버지의 말을 믿자니 어머니가 광인이 되기 때문. 과연 무엇이 진실일까? 평화로운 스웨덴의 전원에서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가족이라는 이름의 환상이 부서지던 날 
섬뜩하도록 슬픈 악의 심연이 입을 벌린다
 

2010년 ‘《차일드 44》 3부작’의 마지막 작품 《에이전트 6》를 집필하던 작가 톰 롭 스미스는 스웨덴에 있는 아버지로부터 전화를 받는다. 아버지는 어머니가 망상에 빠져 정신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전한다. 당황한 작가는 스웨덴으로 건너가려 하지만, 그보다 빨리 어머니가 런던에 도착해 믿기 어려운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아버지가 자신의 죄를 감추기 위해 어머니를 정신병자로 몰았다는 것. 톰 롭 스미스는 어머니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한편 아버지를 걱정하면서, 둘 사이에서 진실을 판단해야 하는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인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작가의 경험은 《얼음 속의 소녀들》 전반부로 바로 연결된다. 작가의 분신 다니엘은 불안에 떨면서도 단호하기 그지없는 어머니를 달래며 끔찍한 범죄에 대한 의혹들을 따라간다. 어머니가 묘사하는 아버지와 그의 기억 속 아버지 사이의 괴리에 고뇌하면서, 부모가 맞닥뜨려 상황이 악화되지 않도록 사이에서 애를 쓴다. 그러는 한편으로 그 자신도 부모를 계속 속여 왔다는 죄책감과, 상황이 이렇게 되도록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는 무력감에 계속 괴로워한다. 작가의 체험에 기반을 둔 다니엘의 리얼한 심리 묘사와, 무수히 얽힌 감정들이 모공을 따끔따끔 찌르는 듯한 상황의 압박감이 첫 장면부터 독자들의 시선을 확 붙들고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인다. 

혼란과 탐색을 거쳐 진실을 발견하고, 구속을 해제하는 여정 
문학적 은유로 가득 찬 고품격 미스터리 


《얼음 속의 소녀들》 전반부가 다니엘 일가의 가족사를 둘러싼 심리 스릴러였다면, 후반부의 무대는 한겨울의 스웨덴으로 이동해 확장된다. 진실을 직접 확인하기 위해 어머니의 고향 땅으로 향한 다니엘. 그는 그곳에서 문명의 제약을 반쯤은 벗어난, 인간의 양심마저 마비시키는 압도적인 고독과 마주하게 된다. 

사람은 고립됐다는 사실이 의식 속에 스며들기 시작하면 변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어떤 행동이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인가,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으로, 어떤 죄를 짓고도 빠져나갈 수 있는가에 대한 관념이 바뀌게 된단다. _본문 중에서 

생존이 절대 명제인 척박한 환경 속에서, 다니엘은 도시에서라면 익명의 원자에 불과했을 인간 개개인의 심연을 엿보는 눈을 갖게 된다. 《얼음 속의 소녀들》 후반부는 다니엘이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과정과 더불어, 인간성을 무력화하려는 자연의 힘에 대항해 자신을 회복해가는 모습을 그린다. 마침내 그가 도달한 진실은 상상을 아득히 넘어서는 것이었지만, 답을 쥐고 가족의 곁으로 돌아오는 다니엘에게서 전반부의 무력감은 찾아볼 수가 없다. 
혼란에 빠져 있던 주인공이 편력의 끝에서 자신을 확인하고 구속을 해제하는 힘을 갖게 된다는 것은 문학이 추구하는 대주제이기도 하다. 《얼음 속의 소녀들》은 바로 이러한 문학성으로 인해 비평가들에게서 “장르를 초월한 문학적 성취”라는 찬사를 받았다. ‘《차일드 44》 3부작’의 역장(力場)에서 발돋움해 작가로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톰 롭 스미스, 그의 행보를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야심작이다. 



■ 추천사 

진실이란 늘 모호하다. 스웨덴의 아름다운 시골 마을이 사실은 악의 소굴인 것일까. 이 소설을 읽는 내내 의심하고, 그 안에서 무엇이 사실이고 망상인지를 찾아내야 한다. 억압적인 체제의 무게가 한껏 드리워졌던 《차일드 44》와 다르게 《얼음 속의 소녀들》은 주관적인 묘사와 판단을 통해 삶의 이면에 담긴 진실을 추적한다. 헉헉거리며 쫓아가다 보니 도착한 곳은, 진실이지만 선의 세계는 아니다. 결국은 도달해야만 하는 것은 진실 자체가 아니라 마음의 지옥을 이겨낼 수 있는가이다. _김봉석(대중문화평론가) 

너무나 재미있어서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리고는, 아직 이 책을 읽지 않은 이들을 질투하게 될 것이다. _더 인디펜던트 

혁신적인 구성과 마음 깊숙이 스며드는 문체. 《얼음 속의 소녀들》은 장르를 초월해 이룩한 놀라운 성취다. _제프리 디버(소설가) 

책속으로 추가 

“자넨 여기 오지 말았어야 했어. 여기선 자네가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어. 틸데는 현실로 돌아와야 해. 틸데에게 더 이상의 환상은 필요하지 않단 말이네.” 
놀링 박사는 테이블 위에 있는 텅 빈 노트를 가리켰다. 
“이건 환상이야.” 
그리고 덧붙였다. 
“자네도 그걸 알잖아, 안 그래?” 
그의 목소리는 은근히 협박조였는데 마치 그 엄마에 그 아들처럼 내 정신이 온전한지 의심하는 눈초리였다. 그때 나는 떠나지 않기로 결심했다. _35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