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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과 유틸/검색엔진마케팅

구글의 성공 -원칙 -거짓말하는 검색엔진

지금 인터넷에서 재미있는 내기 하나가 진행되고 있다.

"2007년에 주요 뉴스 기사 다섯 개를 나타내는 키워드 다섯 개를 구글에서 검색하면 블로그가 뉴욕타임즈 웹사이트보다 더 높이 나올 것이다."
 
 2000 달러를 걸고 내기를 하는 두 사람은 유저랜드의 CEO이면서 유명한 블로거인 데이브 와이너와 뉴욕타임즈 디지털의 CEO인 마틴 니센홀츠다. 함께 진행되는 인터넷 투표에서 사람들은 블로그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작년에는 이런 논쟁도 있었다.

2003년 2월 17일 뉴욕타임즈 패트릭 타일러 기자가 '새로운 힘(A new power)'에 대한 기사를 썼다. 세상에는 두 개의 큰 힘- 슈퍼 파워(superpower)가 있는데 하나는 미국이고 다른 하나는 세계 여론이라는 기사였다. 그리고 얼마 후 제임스 무어라는 블로거가 자신의 블로그에 두 번째 슈퍼파워(The Second Superpower)라는 글을 올렸다. 원래의 기사와 다른 의미로 슈퍼파워(Superpower)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얼마후 영국의 레지스터와 뉴욕타임즈가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원래 용어는 뉴욕타임즈가 먼저 사용했는데 구글에서 '두 번째 슈퍼파워'를 검색하면 제임스 무어의 블로그 글이 더 먼저나온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블로거들의 반박은 아주 단순했다.

"구글에 나오고 싶다면, 웹에 있으면 된다"

회원이나 돈 낸 사람만 볼 수 있게 정보를 막아놓고 구글에서 검색되지 않는다고 투덜대지 말라는 것이다. 로마에 왔으면 로마법을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누구의 주장이 설득력 있는 가 보다 더 관심을 끄는 것은 어떻든 사람들은 구글의 정직함을 신뢰한다는 것이다. 구글의 검색결과가 항상 최고는 아니라해도 검색결과에 손을 대지 않는다는 것은 믿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구글의 세 번째 비결이다. 구글은 원칙을 지킨다. 사람들은 그 원칙을 믿는다.

초점이 분명하면 지킬 원칙도 분명해진다. 검색이 초점이라면 검색 결과의 신뢰성을 목숨처럼 지켜야 한다. 최고를 줄 수 없는 순간에도 최선은 주어야 한다. 구글은 그것을 아주 잘 알고 있다. 언론사와의 논쟁이 있을 때나 검색결과 순위에서 뒤처진 홈페이지들의 반발이 있을 때나 한결같이 말한다.

"우리는 검색결과 순위에 손을 대지 않습니다."

검색엔진은 이제, 검색엔진 그 이상이다. 모든 정보의 통로가 되고 있다. 사람들은 물건을 사기 전에, 사람을 만나기 전에, 글을 쓰기 전에 검색엔진을 이용한다. 의사 결정을 위해 검색엔진을 이용한다. '찾아준다'는 말은 '골라준다'는 말과 같다. 정보가 넘치고 시간이 없는 사회가 될수록 골라주고 편집하고 순서를 매기는 사람의 힘은 점점 커진다. 검색엔진에 사람들이 몰리고 검색 광고가 큰 수익을 내는 것은 그 때문이다. 이제 검색결과에서 먼저 나오는 것은 정보를 알리고 싶은 사람에게는 사활이 걸린 일이다. 그 욕구가 검색 광고 시장도 만들어내고 있다.

정보 문지기-게이트키퍼의 힘은 무엇보다 신뢰에서 나온다. 예전에는 전문성으로 포장만해도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모든 것이 드러나고 비교되는 사회다.

구글이 정보의 통로를 장악했는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지를 받는 이유 중 하나는 그들이 검색 본연의 원칙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MS에 대한 반응과 비교해 보면 상황은 명확하다.

그럼 우리나라는 어떨까?

사람들이 포탈이 검색 순위에 손을 댄다고 말하는 것을 가끔 듣는다. 물론 대부분 검색 광고와 일반 검색 결과를 혼동해서 "돈만 주면 다 올려준다."고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을 무조건 사람들의 무지로 몰 수 만은 없다. '꽃배달' 키워드 같은 검색 결과는 한 페이지 가득 광고 아닌가? 거기에 '플러스', '프리미엄', '비즈' 같은 이상한 문구까지 있다면 혼란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그 이름은 백번 양보해서 광고라고 인정해준다고 하자. 그러면 일반적인 검색 결과는 괜찮은가? 주요 포탈에서 '부동산'을 검색해보면 자사의 서비스가 디렉토리(웹사이트) 검색 결과 1위로 나온다. 이상한 일이다. 어떻게 모두다 자기 것만 1위를 하는가? 공정한 알고리즘 결과인가?

 

▲ 왜 1등이 되었을까?

이렇게 원칙이 무너지면 많은 혼란과 불신이 생긴다.

자기 서비스는 손대면서 다른 검색결과는 공정하다고 어떻게 보장하는가?
자기 서비스는 서브 도메인별로 다 올리면서 왜 다른 사이트의 서브 도메인은 거부하는가?
"우리는 순위에 손대지 않습니다. 저희 것만 1위로 올릴 뿐입니다." 이런 논리가 신뢰를 줄 수 있는가?

혼란은 다른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오직 공정한 원칙만이 열쇠다. 웹사이트 검색은 포탈이 자기 서비스를 소개하는 영역이 아니다. 빼든가, 아니면 똑같이 공정하게 취급해야 한다.

포탈은 자기 서비스를 챙겨야하니 봐달라고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미국 야후는 'INSIDE YAHOO'라는 섹션에 만족하고 있다.

우리 포탈들 역시 대부분 자기 서비스를 위에서 따로 소개한다. 그런데 왜 아래에서 또 반복을 하는가?

필자는 작년 말에도 유사한 지적을 했다. 하지만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아니 더 나빠졌다. 포탈들은 '검색엔진'이라는 타이틀만 원할 뿐 검색엔진의 원칙은 원하지 않는 것 같다. 기술과 서비스만 키우면 검색의 승자가 될거라고 생각한다. 수익 경쟁은 있으나 원칙 경쟁은 없다.

우리나라 포탈들은 검색엔진과 포탈의 역할 사이에서 여전히 혼란을 겪고 있다. 광고와 검색 사이도 마찬가지다. 교통 정리가 필요하다. 정리는 오직 원칙만이 할 수 있다.

검색엔진은 편집에 기반한 미디어다. 개별 홈페이지의 내용이 틀려도 '내가 만든게 아니야' 하며 피할 수 있다. 물론 내용까지 책임질 필요는 없다. 하지만 왜 거기에 올라왔는지는 책임지고 설명해야 한다. 검색엔진도 그렇고 최근에 뉴스 채널의 중심이 된 포탈 뉴스도 그렇다. 언제까지고 신기술의 신데렐라로 면죄부를 받을 수는 없다. 이제 검색엔진은 편리한 서비스가 아니라 미디어다. 힘을 가졌으니 책임도 져야 한다.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네이버나 야후의 순위를 걸고 내기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정보의 공유와 가치에 대한 발전적인 논쟁을 보고 싶다.

구글의 세번째 비결: 원칙을 세우고 목숨처럼 지킨다. 사람들은 성공의 법칙을 원한다. 하지만 마법같은 법칙은 없다. 오직 원칙이 성공을 선물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