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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리뷰

사기 선집 - 김원중 교수가 가려 뽑은 사기

『사기 선집』은 인간과 권력에 대한 위대한 성찰 《사기》 130편 중 22편을 엄선해 엮은 책이다. 특히 발분과 절치부심으로 치욕을 승화하여 자신을 딛고 일어선 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다양한 인간 군상의 성공과 실패, 희망과 좌절의 이야기는 세상살이의 이치란 무엇인지,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다시금 돌아보게 한다.

 

저자소개

저자 : 사마천

저자 사마천은 기원전 145년? ~ 기원전 90년? 자(字)는 자장(子長)이며 섬서성 용문(龍門) 출신으로 아버지 사마담(司馬談)은 한 무제 때 태사령(太史令)이었다. 열 살 때 아버지를 따라 수도 장안에 와서 동중서(董仲舒)와 공안국(孔安國)에게 학문을 배웠다. 스무 살 때 여행을 시작하여 중국 전역을 돌아다녔으며 돌아온 후에는 낭중(郎中)에 올랐다.
기원전 110년 아버지 사마담이 그에게 반드시 역사서를 집필하라는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기원전 108년 태사령이 되어 무제를 시중했으며,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고자 국가의 장서가 있는 석실금궤에서 수많은 자료를 정리하고 수집했다. 기원전 104년 정식으로 『사기』 집필을 시작했다.
기원전 99년 이릉(李陵)이 군대를 이끌고 흉노와 싸우다가 중과부적으로 투항하는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때 사마천은 홀로 무제 앞에 나아가 이릉을 변호하다가 무제의 노여움을 샀다. 옥에 갇힌 그에게 세 가지 형벌 중에 하나를 고를 권리가 주어졌다. 첫째 법에 따라 주살될 것, 둘째 돈 50만 전을 내고 죽음을 면할 것, 셋째 궁형을 감수할 것이었다. 사마천은 두 번째 방법을 취하고 싶었으나 귀족이 아니었던 그가 그런 거액을 낸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고 결국 마지막 것을 선택하게 되었다.
기원전 93년 사마천은 마침내 다시 무제의 곁에 있게 되었다. 이때는 『사기』의 집필이 대체적으로 마무리되는 시점이었다. 아버지의 유언을 받든 지 대략 20년 만이었다.

출판사 서평

중국 고대 2000년 역사와 함께
인간사 천태만상을 생생히 담은 영원한 고전
『사기』의 진수를 모은 핵심 22편


인간과 권력에 대한 위대한 성찰 『사기』 130편 중 22편을 엄선해 엮은 『사기 선집』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사마천의 『사기』는 인간 본질을 날카롭게 파헤쳐 토사구팽, 사면초가, 관포지교 등 수많은 고사성어의 기원이 된 인간학의 보고(寶庫)다. 예부터 수많은 사람들의 필독서이자 애독서로서 세상살이의 지혜와 영감의 원천이 되었고, 오늘날에도 여전히 인구에 회자되며 생명력을 발하고 있다. 『사기 선집』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사기』 전편을 완역한 김원중 교수가 『사기』의 진면목을 엿볼 수 있는 명작 22편을 선별해 엮은 것이다. 특히 발분과 절치부심으로 치욕을 승화하여 자신을 딛고 일어선 자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다양한 인간 군상의 성공과 실패, 희망과 좌절의 이야기는 세상살이의 이치란 무엇인지,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다시금 돌아보게 한다.


ㆍ국내 최초 완역 『사기』에서 가려 뽑은 정수
『사기』는 사마천이 궁형을 당하는 치욕을 겪으면서도 아버지의 유지를 받들어 발분(發憤)의 마음으로 쓴 역사서이다. 진시황이 중국 영토를 통일했다면, 사마천은 관념적 ‘통일 중국’을 처음으로 만들어 냈다고 일컬어질 정도로 사마천의 『사기』가 가진 영향력은 오늘날까지도 지대하다. 『사기』는 「본기」 12편, 「표」 10편, 「서」 8편, 「세가」 30편, 「열전」 70편 등 총 130편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시간적으로는 상고(上古) 시대부터 한나라 무제 때까지 아우르며, 공간적으로는 옛 중원을 중심으로 주변 이민족의 역사까지 다루었다. 사마천은 인간 중심적 역사관을 기저로 하여 탁월한 안목으로 인간과 세계를 탐구했고, 2000년이 넘도록 ‘인간학 교과서’라고 불리며 회자되는 『사기』 속에 생생한 인간상을 담아냈다.
2011년 9월 김원중 교수는 국내에서 최초로, 개인으로서는 세계에서 최초로 『사기』 전편을 완역하는 쾌거를 이루어 냈다. 그중 가장 먼저 출간된 『사기 열전』은 《교수신문》 ‘최고의 고전 번역을 찾아서’에서 최고 번역서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김원중 교수가 완역한 『사기』는 40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의 대작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사기 열전』만 해도 전체 1800여 쪽에 달해 독자들이 선뜻 다가가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 이에 김원중 교수는 『사기』 130편 중 오늘날의 독자들에게 가장 뜻 깊을 만한 22편, 즉 본기에서 2편, 세가에서 4편, 열전에서 16편을 가려 뽑았다. ‘과연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 깊이 파고든 사마천의 성찰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명편이다.
16년의 세월을 거치면서 어느덧 나는 사마천을 경외하게 되었고 그의 분신이 되어 간 것 같다. 사마천의 시각은 곧 나의 시각으로 바뀌어 있었고 그의 관점은 어느덧 내 관점으로 옮겨 왔다. ― 「『사기』 완역에 부쳐」

 


ㆍ어떻게 인생을 살아가야 할 것인가?
『사기』의 쉼 없는 생명력의 원천은 바로 인간 개개인의 고뇌와 갈등을 통찰한 데 있다. 진시황을 살해하려다 실패한 형가, 장군이 되기 위해 아내마저 죽인 야심가 오기, 하찮은 식객의 도움으로 위험에서 벗어난 맹상군의 일화 등 『사기』는 천하를 호령한 제왕뿐 아니라 그 아래 소소한 개인들의 삶을 흥미롭게 담아내고 있다. 이를 통해 사마천은 영원한 성공도, 영원한 실패도 없다는 인간의 흥망성쇠를 밝히고, 역사는 잠재력을 지닌 개개인에 의해 변화한다는 뜻을 새긴다.
이에 따라 『사기 선집』에 실린 22편은 대부분 발분(發憤)과 절치부심(切齒腐心)으로 치욕을 딛고 일어선 자들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한신은 저잣거리에서 남의 가랑이 사이를 기어 지나가는 모욕을 겪었으나 훗날 한나라의 손꼽히는 개국 공신이 되었고, 월왕 구천은 쓸개를 곁에 두고 패배를 곱씹으며 단련하여 복수에 성공한다. 남의 집 머슴살이를 하다가 “왕후장상이 어찌 씨가 있겠느냐!”라며 들고 일어서 왕이 된 진섭, 군법을 수호하고 법치를 지키기 위해 측근까지 제거한 양저의 이야기도 있다. 이렇듯 시대에 발자취를 남긴 인물들은 자신의 단점을 이겨 내고 역경을 발판으로 삼아 때로는 시류에 편승하고 때로는 시대에 거스르면서 천변만화하는 역사의 대변주 아래 나름의 생존력을 확보해 나갔다. 영원한 승자와 패자도 없고 불후한 강자와 약자도 없는 『사기』 속 인물들을 통해 세상살이란 무엇인지, 우리는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다시금 되돌아본다.